지난 여정이 궁금하시다면, [도쿄 취재기 3편]을 여기서 확인해 보세요.


3일째에는 드디어 나카노 브로드웨이에 왔습니다. 일본 편의 주인공이 거주하는 곳으로 고민하고 있던 장소라 들뜬 마음으로 왔습니다. 일본의 쇼핑몰은 상대적으로 빨리 닫는 편이라 전날 밤에 오려던 계획을 미루어 다음 날 아침에 왔습니다. 전날에 와서 빨리 보고 갈까 고민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다음 날에 와서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모든 게 특이하고 이질적인 곳이었습니다. 우선 입구가 긴 상점가(쇼핑 스트리트)를 통과해야 해서 특이했을 뿐만 아니라 정문은 무려 수많은 상점을 지나서야 들어가게 해놓은 점이 참신했습니다. 내부 모습도 제가 생각한 모습과는 달라서 신기했는데, 2층까지 천장이 뚫려있고, 그 사이 사이에 반대편까지 다리가 놓여있고, 심지어 2층의 스토어들은 내부를 향해 발코니가 놓여있다는 것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봤더니 분위기는 더 특이해집니다. 왼쪽 사진의 만화책들을 파는 상점 바로 앞에는 명품 시계들을 파는 상점들이 쭉 늘어져있는 대비되는 배치가 인상적이랄까요. 또 코너를 돌면 뜬금없는 옷 상점들도 있어서 그 특유의 미스매치가 묘한 분위기를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심지어 천장은 하늘 느낌이 나는 벽지를 발라놔서 그 특유의 불협화음이 더 극대화되는 것 같았습니다.



스토어들도 전반적으로 특이했습니다. 외계인에 관한 상점도 있고 인형을 파는 샵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느낌이 나면서도 ‘불쾌한 골짜기’를 넘나드는 인형들이 많았습니다. 토리이로 입구를 만들어놓은 상점도 있더군요. 매니악한 상점이 많아서 제 캐릭터가 이 곳을 온다고하면 인형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거나 오타쿠여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반적으로 개성이 넘치는 상점들이 많아서 재밌게 구경했습니다. 3-4층은 만다라케라고 서브컬쳐 상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지하에는 식료품 상점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수산시장까지 갖춰져 있더군요. 예전 동아시아에는 주상복합 건물이나 한 블록 내에서 모든 식생활을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생활 반경을 만드는 게 유행했다고 합니다. 1960년대에 지어진 주상복합 건물의 시초 격인 나카노 브로드웨이에서 그 시절의 단면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일층으로 나오면서 조금 더 둘러보니 일층은 일반 쇼핑몰에서 볼 수 있는 상점들과 음식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매니악한 상점들이 많은 3-4층과는 다르게 사람도 훨씬 많더군요.
아쉽게도 주택가가 있다는 5층은 쇼핑몰 쪽에서 올라갈 방법이 없었습니다. 근처에 주민 전용 입구를 키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게 만든 구조였습니다. 단 한 층 한 층 올라갈 때마다 더욱 더 매니악해지고 어두워지는 분위기는 제가 리서치했던 그대로였습니다.
일층의 평범한 상점들과 지하의 큰 규모의 식료품 상점에서 많은 인파를 보다가 3-4층부터 보여지는 수많은 매니악한 서브컬쳐 상점들 및 명품 시계점들의 대비가 매우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환경은 어디가서 쉽게 볼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아키하바라가 쇠퇴하면서 옛날 서브컬쳐 제품들이 상당수 나카노 브로드웨이에서만 구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덕분에 한 빌딩 안에 같이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풍경이 생기게 됐군요.
글이 길어지게 되므로 다음으로 간 곳은 글을 넘어가서 마저 쓰도록 하겠습니다.
*This field research is part of a pre-production phase for this website’s multimedia project. All analyzed locations are selected based on their socioeconomic relevance to the target market.